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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공동 미래와 철새를 위한 습지 보호

세계 습지의 날(WWD)은 습지가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강조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매년 2월 2일에 기념되며, 세계 각국과 개인이 이 소중한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해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 이 캠페인은 건강한 습지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생존과 복지에 필수적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 2025년 세계 습지의 날의 주제는 “우리의 공동 미래를 위한 습지 보호(Protecting Wetlands for Our Common Future)”로, 습지를 보전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며, 미래 세대가 이 생태계가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습지는 지구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가치 있는 생태계 중 하나로, 환경과 인간 사회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전 세계적으로 12.1백만㎢ 이상의 면적을 차지하는 습지는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 역할을 한다. 이 생태계는 담수 습지, 해양 습지, 해안 습지, 내륙 습지, 자연 습지, 인공 습지 등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며, 지구의 생태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막대한 가치를 지닌 습지는 인간 활동, 기후 변화, 그리고 오염 등으로 인해 점점 더 큰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이 고유한 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은 이에 의존하는 야생 동물 뿐만 아니라, 장거리 이동 중에 이 생태계에 의존하는 철새를 포함하여 지구 전체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다.

 

철새들의 필수 서식지인 습지

습지는 수많은 조류 종, 특히 먹이, 휴식처 및 안전한 번식지를 찾아 광대한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들에게 필수적인 서식지이다. 많은 철새들은 이동경로(flyway)로 알려진 일정 루트를 따라 이동하는 동안, 습지를 중요한 중간 기착지로 크게 의존한다. 이러한 이동경로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주요 서식지를 연결하며, 습지는 철새들이 긴 여정에서 휴식을 취하고, 에너지를 보충하며,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붉은가슴도요(Calidris canutus), 큰부리도요(Limnodromus semipalmatus), 알락꼬리마도요(Numenius madagascariensis), 큰뒷부리도요(Limosa lapponica) 같은 도요새류는 이동 과정에서 습지에 의존한다. 특히, 큰뒷부리도요는 알래스카에서 뉴질랜드까지 약 12,000km를 쉬지 않고 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황해 갯벌과 같은 습지는 필수적인 휴식지 역할을 한다. 이러한 습지가 없다면, 이 새는 이동을 완료할 수 없으며, 이는 습지가 철새들의 생존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철새와 습지의 상호 의존 관계

습지는 단순히 조류의 휴식처나 서식지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류, 식물, 무척추동물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철새들의 서식지가 되는 습지는 동시에 갑각류와 같은 생물들의 터전이 되며, 이들은 많은 조류 종에게 중요한 먹이원이 된다. 이러한 생물들은 물 정화, 조류 성장 조절, 유기물 분해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습지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조류는 갑각류와 기타 작은 생물들을 먹이로 삼으며 습지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의 섭식 행동은 이러한 생물들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며, 이는 생태계 전체의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조류가 배출하는 배설물은 천연 비료 역할을 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식물 성장을 촉진하며, 이는 다시 다른 종들에게 더 많은 먹이와 서식지를 제공하는 데 기여한다.

습지와 글로벌 철새 이동 경로 네트워크

습지를 보전하는 것은 단순히 고립된 생물다양성 서식지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대륙을 가로지르는 철새 이동경로 전체를 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요물떼새류, 수금류, 섭금류와 같은 많은 철새들은 여러 국가에 걸쳐 연결된 광범위한 습지 네트워크에 의존하며 이동한다. 그러나 이 습지 네트워크의 한 부분이라도 훼손되면 철새의 이동 경로 전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개체 수 감소와 생존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의 대표, 제니퍼 조지(Jennifer George)는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철새들은 광활한 거리를 이동하며, 휴식, 에너지 보충, 번식을 위한 필수적인 기착지로서 습지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줍니다. 습지를 보호하는 것은 이 경이로운 생명체들의 지속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 우리의 건강과 안녕에도 이로운 영향을 미칩니다.”

– 제니퍼 조지,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EAAFP) 대표 –

 

자세한 정보를 위해서는 아래(2025 세계 습지의 날캠페인 툴킷) 읽어보거나, 이곳에서 확인할 있다.

WWD 시작

1997년 2월 2일, 전 세계 사람들이 최초의 세계 습지의 날(World Wetlands Day, WWD)을 기념하며, 이 소중한 환경의 본질적 가치를 되새겼다. 그러나 이 날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는 더욱 거슬러 올라간다. 1971년 2월 2일, 이란의 람사르에서 카스피해 연안에 위치한 세계 최초의 현대적인 다자간 환경 협정인 습지에 관한 협약(람사르 협약)이 국제 조약으로 채택되었다. 현재 이 협약에는 172개국이 공식적으로 체약국(Contracting Parties)으로 가입해 있으며, 각국은 자국 내 습지를 보전하고 현명하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데 헌신하고 있다.

WWD 중요성

습지는 생명이 번성하는 곳이며, 인간의 삶도 이곳에 의존하고 있다. 습지는 멸종 위기 및 위협을 받는 다양한 종들의 서식지이자 번식지이다. 또한, 수많은 고유 식물과 동물이 특정 습지에서만 생존할 수 있다. 습지는 깨끗한 물과 식량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폭풍 해일, 홍수, 가뭄 등의 자연재해를 완화하여 보호 역할을 한다. 더 나아가, 습지는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토양과 생태계 내에 저장함으로써 기후변화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제적으로도 농업, 관광, 레저 산업 등에서 사람들의 생계를 지탱하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 또한,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문화적 관습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인간 사회가 자연을 지속 가능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습지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위협받는 생태계 중 하나이다.

WWD 참여 주체

이 세계적인 캠페인은 전 세계가 함께하는 통합적인 노력이다. 이는 모든 국가가 모여 지구의 습지를 보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기회이다. 세계 습지의 날 캠페인은 매년 람사르 협약 사무국이 주관하며, 협약 가입국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이 캠페인은 정부 뿐만 아니라 국제 및 국가 단위의 환경보호 및 지속가능성 관련 기관, 기업, 비정부기구, 언론, 청년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그룹 등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하는 활동이다. 유엔(UN)도 이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으며, 2021년 유엔 총회에서는 2월 2일을 ‘세계 습지의 날’로 공식 지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해 모든 유엔 회원국(193개국)이 동참할 것을 권장했다. 2025년 세계 습지의 날은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COP15)와 일정이 맞물리기 때문이다. 이 총회는 3년마다 한 번씩 개최되며, 협약 가입국 정부 대표들이 모여 습지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중요한 논의를 진행하고 향후 3년간의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자리이다. COP15는 2025년 7월 23일부터 31일까지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세계 습지의 날 2025와 동일한 주제인 “우리의 공동의 미래를 위한 습지 보호”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진다. 이번 COP15와 세계 습지의 날 2025의 핵심 파트너는 짐바브웨 공화국 환경·기후·관광·환대산업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