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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사람을 만나다 #2 정세랑 작가

EAAFP 인터뷰 시리즈 <철새, 사람을 만나다 #2>, 


[정세랑 작가, “탐조가 존중을 기반으로 한 활동이라는게 늘 좋습니다”] 

 

순천만 습지 [EAAF 079]로 탐조를 떠난 정세랑 작가의 모습 © 정세랑

 

 

[EAAFP 인터뷰 시리즈, <철새, 사람을 만나다>는 철새, 생태, 환경 등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철새의 가치 및 보호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 첫번째 주인공으로 <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등의 책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자, 새애 대한 따뜻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탐조가이기도 한 정세랑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 본 인터뷰는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서면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정세랑 작가의 발걸음

 

 

 

 

Q. 반갑습니다 정세랑 작가님.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2010년부터 활동해온 소설가입니다. <지구에서 한아뿐>, <목소리를 드릴게요>, <피프티 피플>, <보건교사 안은영>, <시선으로부터,> 등의 책을 썼습니다. 여러 장르의 이야기를 오가고 있습니다.

 

Q. 최근에는 어떤 작품을 진행하고 계시나요?

최근에는 음악 드라마 각본을 쓰고 있고, 그 작업이 끝나면 역사 추리 소설을 쓰고 싶어요.역사 추리 소설에도 새들이 슬쩍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Q. 작가가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며 잡지를 만들었던 게 영향이 컸습니다. 잡지는 동시대의 작가들이 막 생산해내는 작품이 실시간으로 실려, 그 활발한 가운데에 있다보니 저도 쓰고 싶어졌습니다.

연천에서 새를 관찰하는 정세랑 작가의 모습 © 정세랑

# 일상 속 멋진 순간을 함께한 ‘새’

 

Q. 최근 진행된 방송 인터뷰에서 새에 관심이 많으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파주 출판단지는 철새들이 많습니다. 습지가 출판단지 가운데를 관통하거든요. 제가 일하던 자리는 꼭대기층이라 바로 위 옥상에 철새들이 잠시 앉았다 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갈이 깔려 있었기 때문에 와르르와르르 꽥꽥 와르르와르르 꽥꽥 소란스러웠는데 어떤 새인지 보고 싶어 올라가면 날아가고 없었어요. 우연히 수리부엉이를 가까이서 보게 된 것도 압도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관심이 점점 쌓여가던 와중에 일상 속에서, 여행지에서 만난 새들에 또 마음을 빼앗겼어요. 순천만 습지에 갔던 것은 인생에서 가장 멋진 순간 중 하나였습니다. 새에 대한 책들을 찾아 읽게 된 것도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였습니다. 벌새부터 타조까지, 그렇게까지 다양한 방향으로 진화했다는 게 경이로워요.

 

Q. 많은 종류의 새들을 알고 계신 것 같아요. 혹시 작가님께서 특별히 좋아하시는 새가 있으신가요? 그 새를 가장 좋아하시는 이유는요?

물총새류의 사냥하는 모습에 매료되는 바람에 특별히 좋아합니다. 어떻게 그런 움직임이 가능한지 모르겠어요. 또 박경리 선생님이 생전에 키우시던 거위와 함께 찍은 사진이 매우 근사했기 때문에 저도 마당이 있는 집에서 거위를 키우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어요. 충직한 집 지킴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거위의 수명은 길고, 거위 울음소리로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큰 땅을 지금 당장 사야 할 것 같아서 이루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새들이 좋아하는 자생식물들로 가득한, 살충제를 치지 않는 정원을 상상만 하는 중입니다.

 

Q. 얼마 전에 출연하신 방송에서 출연자들을 새에 비유한 것이 큰 화제를 모았는데 혹시 본인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하시는 새가 있으신가요? 그 새와 닮았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닮았다기보다는 닮고 싶은 쪽이 딱따구리과인 것 같습니다. 맹렬함과 집중력에 감탄하고, 그렇게 세게 부딪히는데도 충격을 머리가 아니라 턱으로 흡수하는 게 놀라워요. 의연하게 삶의 요철들을 흡수하고 싶어서 닮고 싶은 게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딱따구리가 지은 둥지는 다른 새들이 재활용하곤 하잖아요. 그런 점도 어쩐지 좋습니다.

정세랑 작가가 찍은 순천만 습지 [EAAF 079]. © 정세랑

# 세상을 향한 따뜻한 메시지

 

Q.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환경 혹은 생태에 대해서 독자들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들려주고 싶으신가요?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요. 습지가 많아야 철새들이 농장에 들르지 않아서 조류 독감 피해가 적어진다고 하더라고요. 또 얼마 전에 읽은 책에는 연어들이 상류로 돌아와 죽으면 벌레들이 많이 생기고 그 근처의 새들이 그 벌레를 먹고 산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생각하지 못했던 면이었습니다. 이 기적으로 가득한 행성의 모든 것들이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고 우리가 그 일부라는 것을 문학으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Q. 새를 보호하기 위한 작가님의 계획이나 소망이 있으신가요?

야생동물이나 종 다양성에 관련된 여러 단체에 기부하고 있고, 캠페인에도 자주 참여하고 있습니다.무엇보다 작품으로 인간 중심주의에서 벗어나고자 합니다. 꾸준히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미래 세대들도 새들을 마주쳤을 때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어요. 탐조가 존중을 기반으로 한 활동이라는 게 늘 좋습니다. 30미터 밖에서 조용히 숨 죽이고 바라보는 것, 말없이 마음 안쪽이 환해지는 걸 즐기는 것이 좋아서 언제까지고 질릴 것 같지 않습니다.


새를 향한 관심과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온 정세랑 작가님은, EAAFP와 함께한 인터뷰에서도 새와 습지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표출해주셨습니다.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이 새와 생태에 대해서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정세랑 작가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