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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사람을 만나다 #7 김지미 작가

EAAFP 인터뷰 시리즈 <철새, 사람을 만나다 #7>,

[김지미 작가,환경과 생태, 문화와 예술 감수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에코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싶어요.”]

©김지미

[EAAFP 인터뷰 시리즈, <철새, 사람을 만나다>는 철새, 생태, 환경 등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철새의 가치 및 보호 활동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그 일곱번째 주인공으로 새와 환경생태에 관한 이야기를 금속공예로 전하시는 김지미 작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안녕하세요, 김지미 후원자님. 후원자님 본인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예술작품을 통해 환경메세지를 전하는 금속공예가이자 에코아티스트 김지미입니다.
SNS에서는 환경과 생태에 대한 이슈를 알리고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며 비건지향으로 살아가는 선한영향력을 전하는 그린플루언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계기로 새해맞이 EAAFP 달력 이벤트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EAAFP의 활동은 작년부터 관심있게 보고 있었고, 새해가 되면 후원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마침 달력 이벤트기간이라 기쁘게 참여했어요. 달력과 함께 보내주신 귀여운 굿즈들 감사해요.

Q. 이동성 물새와 서식지 보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어떤 계기로 새를 예술가인 후원자님의 본업의 주제로 삼아 에코 아티스트로서 활동하게 되셨나요?

2020년 코로나가 시작되고 여러 환경적인 변화들로 인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느껴지면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이자 어른이 되고자 환경메시지를 담은 작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어요. 작품활동을 하기 이전에 환경에 대한 배움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환경스터디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환경캠페인에 참여하며 직접 몸으로 경험하며 느끼고 배웠어요. 그러던 중 아이와 함께 녹색연합에서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을 막는 캠페인에 참여했는데 1년에 800만 마리, 하루에 2만 마리의 새가 유리창 충돌로 죽임을 당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충격적이었던 동시에 새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었어요. 그 후로 새와 관련된 활동을 찾다 보니 탐조 교육을 받게 되었고, 내 주변에 다양한 종의 새들이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함께 살고 있는 새들의 존재와 알게 되면 새들의 서식지와 개체 보전에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초보 탐조인이다 보니 새들을 만날 때마다 정말 많은 영감을 받고 있는데 특히 제가 느끼는 경이롭고 행복한 이야기를 함께 공유하고 싶었고, 작년 11월에 ‘일상의 새(鳥)로운 발견’이라는 주제로 개인전을 열면서 에코 아티스트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된 거예요.

방음벽에 조류충돌방지 테이프 작업 ©김지미
‘일상의 새(鳥)로운 발견’ 전시 포스터 ©김지미

Q. 평소 탐조 등 이동성 물새와 관련된 활동을 즐겨 참여하시는 편이신 가요?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당시 경험과 소감을 자유롭게 말씀해주세요.

작년 봄, 남동유수지에 저어새 서식지 정비 봉사자 모집이 있어 참여 했었어요. 멀리서 망원경으로만 보던 인공섬에 보트를 타고 들어가서 직접 발을 딛고 풀을 베고 둥지의 재료가 될 나뭇가지를 모아주는 활동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그때 섬에서 바라본 송도의 고층건물 풍경을 보며 물새들의 서식지를 차지해서 살아가고 있는 12년차 송도 주민으로서 큰 부채감이 들었어요. 그날 날씨가 추웠고 바람도 많이 불어 일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저어새에 더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어요. 작년 여름에 남동유수지를 탐조하면서 저어새가 번식하는 모습을 직접 보는데 내 손으로 정비해 놓은 인공섬에 찾아와 둥지를 짓고 육추하는 모습에 안도감도 들고 동시에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했어요. 전세계 저어새의 개체 수 80% 이상의 고향이 인천이라고 들었는데 사람의 간섭 없이도 안정적으로 번식하면 좋겠지만 이미 멸종위기1급이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또한 저어새를 보호하다 보면 서식지를 공유하는 다양한 생물들도 함께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의미 있는 것 같아요.

5월의 남동유수지 ©김지미
남동유수지 저어새 서식지 정화활동 ©김지미
남동유수지 인공섬에서 바라본 송도신도시 ©김지미

Q. 이동성 물새와 그들의 서식지 보전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멈출 줄 모르는 도시개발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갯벌 매립, 고속도로 개통, 신공항 건설 등으로 인해 이미 회복되기 힘든 수준으로 우리나라 자연이 파괴되었는데도 계속 새로운 개발 계획이 세워지고 추진되고 있어요. 가까운 예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인천~시화구간 개통 계획이 있어요. 어떻게 진행될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 구간은 송도 습지보호구역과 람사르 습지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생물다양성 협약과 람사르협약에 따른 국제적 약속을 어기게 되는 것 이죠. 이미 도로가 있지만 차가 막힌다는 이유로 더 빨리 가기 위해 계획된 것이라고 하는데 경제적 관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신뢰와 환경보전을 우선순위에 두고 결정되면 좋겠어요.

Q. EAAFP는 현재 대중인식 증진 교육 프로그램, 민간단체 지원사업, 기업 챔피언십 프로그램 등 다방면에서 이동성 물새와 서식지 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대중인식 증진’은 이동성 물새와 인간이 함께 살아갈 내일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대중인식을 높이기 위해 EAAFP가 어떠한 정보 또는 기회를 더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특히 미래세대의 주역이 될 아이들에게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어떻게 가르쳐 줄 수 있을까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최근 제작된 황윤 감독의 영화 ‘수라’가 송도에서 상영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시면 좋겠어요.(인천연수CGV <수라> 특별시사회 참가신청) 영화만큼 대중에게 접근성 좋은 매체는 없는 것 같아요. ‘알면 사랑한다’는 말처럼 영화를 통해서라도 새들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수라 갯벌이 처한 상황에 대해 알게 된다면 대중이 스스로 생각해 볼 계기가 되기 때문이에요. 보통은 모르기 때문에 생각조차 하지 못하잖아요. 제가 송도에 12년을 살면서도 저어새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이 불과 3년 밖에 안된 것처럼요. 알고 나면 조금씩은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그리고 이동성 물새와 서식지 보전을 주제로 한 스터디나 모니터링 등의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는 지원프로그램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인 구달 박사의 ‘뿌리와 새싹’과 같은 활동이 다양한 세대별로 생겨나면 좋을 것 같아요. 누군가가 해주는 강의도 좋지만 스스로 찾아서 배우고 알아가는 즐거움이 더 오래 기억되니까요.

Q. 새와 환경생태를 다루시는 작가님의 작품을 감상한 대중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우선 금속공예라는 분야가 흔하게 접하는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신기해 하셨고, 작품에 함께 사용한 재료들이 버려진 재료였다는 것에서 많이 놀라워하셨던 것 같아요. 버려진 재료를 다룰 때 금속재료를 다루듯이 완성도 있게 마감 처리를 하였기 때문에 작품 그 자체로 아름답게 봐주셨어요. 작품이 추상적이지 않고 자연의 한 순간을 표현하면서도 그 안에 이야기가 담겨있었기 때문에 관람하시는 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전시기간동안 정말 거의 쉬지 않고 관람하러 오신 분들께 작품설명을 해드리느라 식사도 거의 못했지만 관심과 공감을 받을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주제를 다룬 전시 그리고 탐조를 함께했던 분들의 반응이 정말 좋았는데 한날 한시에 함께 봤던 장면을 작품으로 표현해 낸다는 점이 정말 인상깊어 하셨어요. 전시되었던 작품 중에 주얼리로 제작했던 배지와 목걸이, 귀걸이 일부는 주문제작으로 판매되었는데 작품에 아무 의미가 없었다면 그분들이 구매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해요. 저의 작품을 이해하고 저의 활동을 응원하는 의미로 구매해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어요.

작품_공존 ©김지미
작품_꼭꼭숨어라 ©김지미
주얼리작품 ©김지미

Q. 어떻게 하면 환경문제를 예술 커뮤니티에 더 널리 알리고 친환경 예술을 트렌드화 할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환경문제도 그렇고 환경 예술도 늦게 관심을 갖고 시작되었지만 뭐든지 빠르게 흡수하고 변화하기 때문에 금방 확장될 것으로 생각돼요.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은 경계를 해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아요. 예술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강하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예술가들 각자의 작품세계도 중요하지만 책임의식도 필요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 변화되는 환경문제들에 대해 업데이트가 필요하고 총체적인 시각을 지닐 필요가 있어요. 단지 트렌드라서 합류하는 접근이 아닌 진정성 있는 예술활동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예술가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게 생각돼요. 그리고 환경예술활동이 환경을 해치는 활동이 되어서는 안 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반성중이에요. 포스터나 리플렛 등을 제작할 때 FSC인증종이나 재생지를 사용하고 콩기름인쇄를 하는 등의 친환경적인 방식을 채택해서 환경메시지에 모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그린디자이너 윤호섭 교수님의 말씀처럼 환경 예술을 할 때는 기본을 지키는 예술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런 방식이 환경 예술 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기본값이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에코 아티스트로 시작된 커리어 초기의 작품과 작가님의 지금 작품을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달라져 있나요?

에코 아티스트로 활동을 알린 것은 작년 11월이지만 그전에 환경캠페인에 참여하면서 저의 능력이 쓰일 수 있을 때 재능기부활동을 했어요. 주로 기자회견에 퍼포먼스에 필요한 소품들을 만들었는데 대표적으로 쓰줍인(쓰레기 줍는 사람들)에서 진행하였던 담배꽁초 어택 기자회견에서 폐현수막으로 담배꽁초 코스튬을 제작했었고, 플라스틱 어택 기자회견에서는 폐현수막에 지구를 그렸어요. 당시에는 작품 활동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기억해주시고 회자되다 보니 모아서 전시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작년에 연수문화재단에서 진행했던 ’공실공실 예술프로젝트’에서 ‘Journey of Earth’展을 열었어요. 차이를 말하자면 작업의 재료가 다르고 관람객에게 전하는 메시지와 요구도 달라요. ‘Journey of Earth’展은 캠페인성격의 전시였기 때문에 관람객의 참여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서 서명운동 링크와 피켓 만들기 등의 체험이 있었어요. ‘일상의 새(鳥)로운 발견’展은 저의 전공인 금속공예와 버려진 재료들을 접목해서 작업했어요.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새들의 존재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서정적인 작품을 통해 새와의 공존에 대해 각자 생각하게 하는 전시였어요. 관객의 참여프로그램은 없었지만 전시 오픈식 때 야생조류 유리창 충돌 강의를 진행해서 전시장을 찾아준 분들께 유리창충돌문제의 심각성을 알릴 수 있었어요.

924기후정의행진 참가현장 ©김지미
폐현수막 지구 ©김지미
작품_바닷가에서 ©김지미

Q. 현재 준비 중이신 전시나 작업의 주제는 무엇입니까? 예술이라는 매개체로 환경문제를 알리는 에코 아티스트로서 앞으로의 계획이 무엇인가요?

올해도 탐조 활동을 통해 작품의 영감을 받게 될 것 같아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개인전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이야기들이 아직 더 있고, 그때 했던 작업 방식이 좋았기 때문에 금속과 버려진 재료를 결합하는 작업을 발전시키려고 해요. 또한 저의 작품 활동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성 있는 문화예술교육을 하고 싶어요. 환경과 생태, 문화와 예술 감수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는 에코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싶어요.

영종도 탐조모니터링 활동 중 큰기러기 이동 ©김지미

새와 사람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에코 아티스트 김지미 후원자님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독자들이 주변에 함께 살아가는 새들을 알아가고 만나게 되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김지미 후원자님께 다시한번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인스타그램
@green_earth_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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